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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

"고성(The Old Castle)" Modest Mussorgsky 고딩때, Guitar는 내 인생의 전부에 가까웠다. 방학이 되면 사부(학교 선배였지만 우리끼리는 그렇게 불렀다)님이 운영하는 Guitar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석유 난로를 켜놓고 손을 녹인 기억이 생생하다. 여느때처럼 학원에 놀러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대에 '고성'이라는 제목이 써있는 악보가 펴져있는 걸 발견했다. 그 제목이 주는 강렬함에 이끌려 연주를 시작해보았다. 난이도가 어렵지 않았던 탓에 완주까지의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춘기 소년의 감성은 저음으로 시작되는 음악과 조그마한 연습실, 난로에서 나오는 파란색 불꽃이 잘 조합되어 꽤나 운치있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날의 기억 때문인지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항상 .. 더보기
기타사기 미션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클래식 기타 합주단) MT를 갔는데 선배가 "10년 후에 너희 중에 대부분은 기타를 치고 있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음대에서 기타를 전공하고 싶어했던 나로서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이야기였다. 그 당시 귀 담아 듣지도 않았던 이야기가 요즘 왜 자꾸 생각나는지 신기하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기타를 손에 잡은지 꽤 되어버렸다. 먹고 살것을 걱정하는 것을 보니 이제 어른이 되어버렸나 보다. 바흐와 비발디를 논하며 준비하던 연주회와 메탈리카와 랜디 로드의 속주에 감동 먹었던 신림동 음악 학원에서의 연습시간은 추억 저만치에 묻어져 있다. 지난 주에 집안 형님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교회에서 쓸 일이 있으니 기타 하나를 사서 보내달라는 부탁이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더보기